할머니 자서전 만드는 안태원 청년
할머니 자서전 만드는 안태원 청년
  • 채정희
  • 승인 2018.11.12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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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가 물려주는 삶 살이’ 책으로
딸에 마음 전하고픈 어머님들과 함께 울고 웃고
할머니 자서전 만드는 안태원 청년.
할머니 자서전 만드는 안태원 청년.

꼰대가 되는 것을 경계하고, 후배들의 고민에 더 귀 기울이고, 진정성 있는 기획을 하며, 실수를 인정하면서 사과하고 용서할 줄 아는, 그리고 늘 공부의 길 위에 서 있되 불안한 인생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지금’, ‘여기’에 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문화기획자 안태원 청년의 생각을 함께 엿보는 시간입니다.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청년문화기획 ‘한올’의 대표 26살 안태원이라고 합니다. 현재 가장 중심 활동으론 광주문화재단의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사업을 통해 ‘에미가 물려주는 삶 살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주말에는 월곡동 청소년 야호센터에서 아이들과 소통하고 뛰노는 야호맨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취미로는 다양한 청년들이 다양한 영화를 보며 함께 이야기하고 사유하자 라는 영화 동아리 ‘다다시네마’ 대표를 맡아 청년 친구들과 만나고 소통하며 재밌게 지내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일단 꿈이 계속 바뀌었던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는 부모님 말씀 따라 의사가 되고 싶었고, 중학생 때는 항공기 설계가가 되고 싶어서 한동안 비행기 모형 만드는데 심취했고, 고등학교 때는 외교관을 꿈꿨습니다. 꿈을 단순히 일, 직업으로 단정 짓기는 일차원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꿈이 계속 바뀌면서도 한 가지 바뀌지 않았던 것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사고, 감동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였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를 원치 않는 과에 진학하게 되면서 방황이 조금 심했었고, 군 제대 이후 복학을 한 뒤에도 스펙만 쌓는데 급급한 제 자신의 삶이 주체성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는 건지 아니면 취업이라는 파도에 휩쓸리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면서 자괴감에 빠져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 생각하면서 단순히 어떤 ‘직업’이 정답이라는 생각보다 무엇을 추구해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문화콘텐츠라는 연계전공을 하면서 현재 한올이라는 문화기획 단체 활동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직업이 아닌 추구할 무엇을 고민

-5~6월에 추천하고 싶은 문화행사나 축제가 있다면.

 △현재 청년문화기획자 양성 아카데미인 유망주 3기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저희의 첫 프로젝트로 중외공원에서 운영되고 잇는 ‘아트피크닉’에서 광주에서 문화 기획자를 꿈꾸는 청년들의 공동프로젝트가 선보여질 예정인데요. 6월17일 토요일 중외공원에서 문화기획 새싹들의 패기와 저력을 느낄 수 있는 축제의 장을 기대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광주에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저는 ‘광주극장’을 꼭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광주극장은 전국 유일의 단관극장이면서, 일제 강점기 당시 순수 민족 자본에 의해 설립, 운영한 호남 최초의 극장입니다. 현재도 광주시민들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정말 광주의 소중한 보물이자 자랑이라고 자신 있게 주장합니다. 요사이 제작부터 유통·배급·투자에 이르기까지 대기업들이 스크린이 장악하고 있는 시점에서 더욱이 광주극장의 의미는 남다르다고 봅니다. 물론 그런 영화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1000만 영화도 훌륭하고 좋지만 ‘1000만 영화 1편보다 100만 영화 10편이 좋지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영화는 하나의 프레임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좀 더 다양한 영화를 볼 때 우리는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고, 우리는 그러한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현재 활동하는 다다시네마 또한 이러한 동기로 활동 중입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에 광주극장에서 영화 관람과 전시, 음악회 등 필름정거장이라는 제목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민 여러분을 맞이하고 있으니 꼭 한번 가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문화기획 ‘한올’이라는 단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해요.

 △저희는 광주문화재단 문화전문인력 양성 과정을 통해 만난 청년들이 함께 만든 단체인데요. ‘한 가닥의 실처럼 매우 가깝고 친밀하다’라는 ‘한올지다’의 뜻과 같은 문화기획을 목표로 한다는 뜻에서 ‘한올’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엄마 자신의 삶 이야기를 담은 책과 공예로 딸에게 전하는 마음 ‘에미가 물려주는 삶살이’를 2016년에 시범적으로 운영했고, 올해는 광주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매주 월요일, 목요일에 딸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은 어머님들과 함께 울고 웃고 있습니다. ‘에.물.삶’ 이라는 기획은 저희 단체의 김경민 기획자님이 본인의 어머니를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인데요. 환갑이 되신 어머니를 보면서 점점 희미해지는 여자의 삶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사시는 모습이 크게 다가와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프로그램의 과정 중에 어머니들께서 엄마, 아내, 아줌마가 아닌 딸, 여자로서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다시 한 번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여자로서의 모습을 돌아보셨으면 합니다. 또 저희 프로그램의 ‘삶살이’ 라는 의미도 어머니들은 결혼을 하는 딸들 위해 당신의 삶과 꼭 닮은 살림살이들을 정성스레 준비해 ‘엄마’가 될 딸들에게 물려주시는 것처럼 엄마의 삶을 담아낸 책이 딸들에게는 누구에게보다도 특별한 삶의 유산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가장 인상 깊었거나 하고 싶은 문화기획 프로그램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하고 있고, 배워나가고 싶은 기획은 ‘공동체’ 그리고 ‘공간’ 에 대한 문화기획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일본 오사카에 있는 ‘아만토 마을’이라고 볼 수 있을텐데, 아만토 마을은 자본에 기대지 않고 함께 사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무너진 도시를 일으킨 사례입니다. 아만토 마을의 특징을 보면 요새 유행처럼 이루어지고 있는 단순한 마을 사업과 달리 사업 형태가 아니라 그들만의 공동체적 삶의 방식을 만들어 나가고 있고, 또한 아만토 마을에 생기는 수익의 30%를 지역사회를 위해 쓰면서 마을 구성원 모두가 공동체적 선을 이루기 위해 함께 힘을 모은다는데에 큰 감동이 있었습니다.

 ‘단 한 명에라도 삶의 전환점을 줄 수 있을까?’

 -문화기획자를 꿈꾸는 청년들이 참 많아 경쟁이 치열하고 그만큼 시장 기회도 많지 않은데 직업으로서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직업적으로만 문화기획자를 생각하자면 많은 청년들이 참여하면서 시장기회가 좁아진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선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이 일을 배우가며 한다고 해서 ‘진짜’를 만들어 낼 수 있냐?’ 라는 것이 먼저 일 것 같습니다. 이는 저에게도 해당되고 늘 고민인 문제입니다. 문화의 성과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대중화되고 경제적으로 활성화 되는 점이 또한 중요하지만 이것은 상당히 1차원적이라는 생각입니다. 어떤 기획을 통해 ‘단 한 명이라도 삶의 전환점을 던져 줄 수 있는가’, ‘과정 속에서도 마치 허리띠처럼 착용한 듯 안한 듯 삶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는가’ 등의 본질적인 물음에 답을 할 수 있는 기획자는 드물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경쟁자를 바라보는 관점도 마찬가지 아닐까 합니다. 저는 ‘경쟁자’라는 말보다는 오히려 ‘전우’라고 생각되는데요. 삶이 문화가 되는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가 아닐까 합니다. 이러한 관계의 망에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되면서 매몰되지 않고 신선해진다면 정말 좋은 일이 아닐까요? 물론 경쟁을 하는 순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새롭고 멋진 친구들과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기대가 더 큰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문화라는 일이 성과라는 개념보다는 하나의 작품으로서 다가오는 개념이 저에게 더 크기 때문이 아닐까싶네요.

 -2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인생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라는 생각으로 먼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는 편은 아닌데요. 그래도 몇 가지는 평생에 고민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꼰대가 되지 마라 그것만큼 추한 것도 없더라. 둘째, 네가 문화라는 일을 계속 배우고 있고, 하고 있다면 네가 선배님들에게 받았던 만큼 더욱 후배들의 고민을 들여다보고 애써라. 셋째 늘 ‘진정성’이 담긴 기획을 꿈꿔라. 넷째. 욕할 땐 하고, 욕먹을 땐 먹어라,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고 용서하라. 다섯째 늘 공부의 길 위에 서 있되, 머리에 똥 채우지 마라. 마지막으로 인생은 늘 불안하니 기꺼이 받아들이고 ‘지금’, ‘여기’에 살아라!입니다.

▶안태원 청년을 만나는 방법
페이스북 : facebook.com/anntaewon
인스타그램: vita_ritmo
이메일: cleric152@naver.com

서일권_옹달샘<광주청년센터the숲 센터장> Dream

이 기사는 광주드림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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