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도 자서전2]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에 기대어
[정갑도 자서전2]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에 기대어
  • 정갑도
  • 승인 2019.02.12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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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광주 상무지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 가서 그 어른의 행적을 다시 한번 살펴본 소회이다. 기념관 안쪽에 진열된 유품 중 나에게 깊은 감회를 준 것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이희호 여사에게 보낸 옥중서신 (獄中書信) 엽서의 깨알같은 사연들이었다. 안경을 쓰고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글씨로 그 좁은 지면에 반듯이 줄을 맞춰 써내려간 사연은 멀리서 보면 마치 인쇄물을 보는 것 같았다. 구구 절절한 사연들에는 무슨 내용이 담겼을까….

여기에 더하여 9번(사형수)이 선명하게 찍힌 수의 (囚衣) 등을 보노라니, 후세의 우리들은 그가 겪은 고난에 대하여 쉽게 평가할 수 없다는 생각에 미쳤다.

1980년대 그 어둡고 추운 시대에 수의를 입고서 사형이 선고된 수형자로서 가족들에게 보낸 엽서는 작은 글씨 때문에 읽어 볼 수는 없었지만 십중팔구 가족과 우리들에게 보내는 유언장(遺言狀) 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돌이켜 보면 사선을 넘어 사형을 언도(言渡)받고, 가택 연금 당하고, 해외로 망명하고, 납치돼 현해탄 에서 수장(水葬) 직전에 예수님을 만나 극적으로 구출 되는 등, 인간으로서 겪을 수 없는 최악의 고통과 시련을 이겨냈으니 그의 정신과 육체는 얼마나 강인할까 또 수형 생활 중 대부분을 독서로 보냈다니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갖고 있을까. 지극히 평범한 우리같은 범인 (凡人)은 도달하기 어려운 인간 승리의 삶이 아니었나 싶다,

쉬운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본다. 어려운 일을 할 때, 남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할 때, 남이 하기싫은 일을 솔선수범할 때가 진정한 인간 승리라고 생각한다. 즉 쉬운 일, 재미있는 일, 편한 일, 누구나 하는 일은 누구든지 할 수 있지 않을까. 85세의 삶이 비록 영욕이 교차했을지라도 한번쯤은 닮고 꿈꿔보고 싶은 생(生)인 것 같다. 어차피 한번 왔다가는 인생이라면 쉽고 즐겁고 아름다운 길도 있겠지만, 고난과 어려운 길도 한번쯤은 걷고 싶은 길이 아니겠는가.

이미 가신 분이지만 그분의 공과(功過)는 양면이 있다. 인권 평화 통일에서는 누구보다 앞선 분이지만 반면에 그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그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선거에 의한 수평적 정권 교체를 이뤄 정치 발전에 확고한 민주 질서를 닦았고, 분단이후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실시해 남북 화해와 교류협력의 큰길을 열었고, IMF 때에는 전국민 금 모으기 운동으로 최단 기간내에 IMF를 해결했다. 2000년에는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여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혔다.

또한 고인의 일생은 정말 파란 만장한 삶이었다. 생전에 당신 스스로를 추운 겨울에도 온갖 풍상을 이겨내는 인동초(忍冬草)에 비유했던 것처럼 투옥과 연금, 사형선고와 망명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험난했던 삶이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한번도 감내 하기 어려웠던 수많은 시련을 불굴의 의지와 집념으로 이겨냈다. 그래서 그분의 애칭처럼 인동의 삶은 확실하며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분이라는 것 또한 확실하다. 귀가 길에 그분의 영전에 고개숙여 영면을 기도드렸다.

정갑도(청담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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