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도 자서전11]필기시험 수석합격, 최종에선 탈락 사연
[정갑도 자서전11]필기시험 수석합격, 최종에선 탈락 사연
  • 정갑도
  • 승인 2019.04.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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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 기념사진.
제주도 여행 기념사진.

1950년대 이후 60년도 후반까지 경찰 사회에서는 비 간부에서 간부(경위 이상) 로 승진하면 금테두리 모자 등 10여 가지의 위상 변화가 되고 정년 연령도 50세에서 55세로 높아지는 등 혜택이 컸다. 경위 승진은 반드시 필기시험 으로만 가능했기 때문에, 그 당시 대다수 직원들은 평생 비 간부 경찰로 정년을 맞이하는 상황이었다.

그 시절 나는 50세 정년은 너무 가혹하다고 여겨 ‘기어히 간부가 돼야 한다’는 각오로 경위 승진 시험 공부를 열심히 했다. 드디어 경위 승진 시험장에 들어가 오전 객관식 100문제를 잘 풀었다. 오후 시험은 형사소송법 등 논술 문제였는데, 고맙게도 그간 내가 중점적으로 공부했던 문제들이 출제돼 자신 있게 시험을 치렀다.

다음날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시 내 수험 번호와 이름이 1번으로 호명돼 수석합격했다고 친구가 알려줬다.(당시 나는 영광경찰서 경리계장이었다) 하기야 전날 시험장에서 알음이 있는 시험감독관이 나의 답안 작성을 살펴보며 “언제 그렇게 공부 하였는가”라며 놀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애써 니는 태연했고, 수석합격 소식에도 흥분없이 담담한 심정으로 일주일 후에 치러지는 면접시험을 맞이했다. 면접시험관도 우수했던 나의 필기시험 성적을 알려주며 격려해 줬다.

그러나 면접시험 다음날 최종 합격자 발표에서 내 수험번호와 이름이 사라졌다. 낙방한 것이다. 망연 자실한 심정으로 “왜?”냐고 알아 봤더니, 발표 직전 나에 대한 악성 투서가 접수돼 일단 수석 합격자인 나를 배제하고 탈락 차점자를 합격자 명단에 올렸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결정한 사람은 전남경찰국 경무과장이었고, 대신 합격한 차점자는 그 분이 작전과장시절 아끼던 부하였다.

나는 너무 억울해서 그 분 집으로 찾아가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모시옷차림에 거드럼을 피우면서 ‘자네 때문에 우리 경찰국이 경위 1명을 손해볼 수 없었다’고 싸늘하게 대했다. 이 문제를 법적 투쟁으로 키울까? 고심했으나 주위분들의 만류로 일단 참기로 하고, 내 실력을 더 키워 다음 시험을 대비하기로 했다. 당시 투서는 감찰조사결과 허위·과장된 내용으로 조사돼 경고 처분으로 끝났다. 나를 투서했던 동기생과 차모 과장은 얼마 후 너무 쉽게 저 세상으로 떠나가 버렸다,

나는 그후 기어히 경위 시험은 합격하리라는 굳은 각오로 노력해, 6개월후 치안본부에서 치르는 또 다른 경위 시험에 합격했다. 후문에 따르면, 그때 합격자 명단 결제 과정에서 예전 경무 과장은 “정갑도가 또 합격 하였네” 하며 깜작 놀래고 어색해했다고 햇다.

그후에도 나는 여러 번의 시험에 합격 하는 등 좋은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시험’ 자체는 우리를 괴롭히고, 피 말리게 했다.

정갑도 <청담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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