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 자서전2] ‘스승의 꿈’ 첫발, 그리고 의원면직
[문동주 자서전2] ‘스승의 꿈’ 첫발, 그리고 의원면직
  • 문동주
  • 승인 2019.06.0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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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 첫발, 해남 북평남교 재직시절.
교직 첫발, 해남 북평남교 재직시절.

졸업은 했으나 발령이 되지 않아 나는 해남의 최남단 북평면 소재 북평남 초등학교(교장 : 양명국)에 강사로 발령되어 5학년을 맡게 되었다.

부푼 꿈을 안고 찾은 해변의 조용한 시골학교, 여기에도 초롱초롱한 수많은 눈망울들이 번뜩이고 있었다. 나는 어설프지만 교사로서의 긍지를 불태웠고 스승의 길은 시작되었다.

숙직실에서 기거하며 새벽녘이면 근거리의 애들과 새벽의 바닷가를 찾아 파도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시작했고, 점점 애들과의 정겨운 삶이 시작되어 새내기 선생으로서의 첫출발로 한 해를 보냈다.

 그러던 다음 해에 ‘영광으로 발령되었다’는 전갈이 왔다. 

부푼 꿈에 젖어 찾아간 부임지가 원불교 발상지인 영광군 백수면에 있는 백수동교(교장 : 박경양)였다.  내 인생이 새로 시작되는 기분이었고 고향집과는 그리 머지않아 주말이면 찾을 수 있어 그간 고생했던 조부모님과 어머님에게 자랑스러움으로 다가간 순간이기도 했다.

5·16 군사구데타로 4개월 만에 면직

그것도 잠깐, 5·16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것이다. 병역 미필자는 모두 면직시킨다는 것이다. 나는 그 해(1961)초에 신검을 했기에 영장이 나오면 응소 해야지!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8월 15일자로 의원면직 되고 말았다.

4개월이라는 짧은 교직생활을 ‘의원면직’이라는 이름으로 마감하고 군에 자원해야만 했다. 동년 11월 30일 군에 입대하여 11월 2일 현직 교사였던 점을 고려 단기 복무자로 발령받았다.

논산훈련소에서 약 2개월간의 고된 훈련을 받았고, 8사단 21연대 2대대에 배속되었다. 나는 연대 배구부에서 약 3개월간 근무하다가 부대가 전방으로 이동한 뒤에는 대대 PX에서 생활하다 제대하게 되었다. 

섬! 생각만 해도 아주 먼 이국 땅 일 것 같은 생각이 엄습해 왔다.

내가 복직한 곳은 완도군 약산초등학교였다.(63.4.9) 완도교육청에 들렀더니 지도를 펴놓고 학교가 소재한 지형설명하는데 절해고도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몇 번이고 한숨을 쉬며 찾아갔다. 그러나 뜻밖에 아담한 백아의 건물이 나를 반겼고 내 교직생활이 비로소 안정 속에서 시작되었다.

정한조 교장선생님의 따뜻한 배려, 동료들의 안정된 분위기, 사랑스런 꼬마들의 눈망울! 바로 이곳이 살아 숨 쉬는 학교 현장의 모습이었다.  그곳에서 2학년, 6학년, 2년간의 복직후의 교직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이제 생각해 보니 열정은 있었으나 교육 방법 면에서는 너무나 부족했던 것 같다. 그들이 사회에 나와 대학 교수도 되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정의적인 측면보다는 지적인 측면에만 치중하여 그들의 마음속에 호랑이 선생님으로 기억되어있으리라 생각된다.

2년간의 섬 생활이었지만 때론 동료들과 때론 사랑하는 제자들과 낚싯대를 드리우고 수평선을 바라보며 망망대해에서의 꿈을 키우기도 했고, 동백 숲을 찾거나 삼지구엽초를 뜯어먹고 자란다는 염소의 방목장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아침 출근길에 울려 퍼지던 경쾌한 음악도 생각난다. 휘파람소리가 인상적인 ‘콰이강의 다리’와 아이들의 해맑은 눈망울과 어울리는 동요, 그리고 퇴근길의 ‘엘리제를 위하여’ 등, 음악이 흐르는 공간이 있어서 젊은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진학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매월 고시학원에서 보내오는 관련 서적을 읽었던 시간들은 나의 교직생활에도 많은 도움이된 것 같다. 동기동창이었고 고향이 약산이었던 차의영 선생님의 배려, 지금은 교장으로 정년하신 정순자 선생님처럼 늘 동생으로 아껴주셨던 분들도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

고향 영광으로 발령받다

나는 다시 고향 영광으로 발령되었다.

군 복무 당시.
군 복무 당시.

내가 나고 자란 고향집에서 출퇴근 할 수 있는 염산북초등학교였다.(65. 3. 1. 교장 : 신도순) 주위에는 친척이나 친구들도 많아 전혀 낯설지 않은 향리였고, 조부모님, 어머니와 함께 생활한

다는 것은 너무 큰 기쁨이었다. 젊은 선생님들이 많아 선의의 경쟁도 있었고, 때론 같이 어울려 영화를 보려고 5~6㎞ 시골 밤길을 오가기도 했다.

사람의 인연이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난 여기서 결혼 대상자를 만났고 인생 동반자로 지금까지의 삶을 엮어 왔으며 또 엮어갈 것이다.

그곳 염산북교에서 1년을 보내고 이듬해 3월 1일자로 군서초등학교로 발령되었다.(66. 3. 1. 교장 : 김자연) 군남면과 영광읍 사이에 있는 학교로 6학년 담임을 맡게 되었는데 이는 내 교직경력 중에서 두 번째로 6학년을 맡게 된 셈이다. 나는 약 6㎞의 거리를 자전거로 통근하게 되었고 뭔가 노력하는 교사의 모습으로 자리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그 이듬해인 67년 3월 1일 내 모교인 군남초등학교로 발령되었다. (교장 : 민태욱, 이석우, 김응환)  내가 6·25를 겪으며 다녔던 곳, 지방 실습도 이곳에서 받았기에 정말 오고 싶은 학교였다. 전라남도교육위원회지정 체육과 연구학교였고 영광 관내에서는 선호도가 높은 학교이기도 했다. 

어쩌면 나는 많은 방황 끝에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여기에서 7년이라는 긴 세월을 후학들을 위해 정열을 불살랐고, 계속해서 체육과 연구학교의 맥을 유지했으며 연구주임으로서 내 고향 학교에 미력이나마 모든 열정을 바쳤다.

7년간의 모교생활을 청산하고 영광교로 발령되었다.(74.3.1)  영광군의 대표 학교답게 구성원들이 모두 지적 수준이 높았고 자부심이 대단했다.

관람산 아래 자리한 아늑한 학교에서 통칭 거물급이라는 임재영, 리강수 교장선생님들을 모시며 2, 3, 4, 6학년을 순차적으로 맡았다. 도 단위 수업공개대회도 참여했고, 주제연구를 맡아 시청각 연구학교의 공개, 연구주임으로서의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영광의 대표 써클 ‘연우회’

내 교직생활을 통해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것은 각 학교 연구주임을 중심으로 ‘연우회’라는 연구 써클을 조직하여 수많은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온 일이다.

 하나의 목표를 갖는 의미 있는 동호인들의 조직체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나는 몇 분들에게 취지를 설명하여 동의를 얻어 냈고 드디어 발기인 모임을 갖게 된 것이다.

 당시 발기인 첫모임에는 군남재임 시의 나를 포함하여 영광중앙 김용수, 송흥 김영희, 법성포 김은환, 백수서 김희운, 영광교 서성재, 전원범 등이 참가했고 매월 순회하며 발표회를 갖기에 이르렀다. 몇 페이지 안 되지만 ‘연우회지(硏友會誌)’를 40여 회 이상 발간하기도 하였다.

우리는 매월 일요일이면 주제를 가지고 회원들이 재직하고 계시는 학교를 순차적으로 돌아다니며 주제 발표를 하고 토론을 했다.

자장면을 먹으면서 늦은 시간까지 논란을 했고 때론 딸기 밭으로 때론 바다에서 고깃배를 타고 선유하며 난상토론을 벌이는 등 열기 가득한 연구 활동을 지속해 왔다. 이 모임은 수십 년 계속되어 영광의 대표 연구 써클로 자리 잡게 되었고 여기에 소속되었던 분들이 후일 광주나 타 지역으로 이동되어서 교육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아 활동한 분들이 많았고 그 후 후배들도 자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활동해 왔기에 교육력 제고에 기여한바 크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참으로 멋진 열정의 무대였음을 오랜 기억으로 남기고 싶다.

뢾다음에 계속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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